유통 대기업들이 새해에는 출점 절벽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올해 신규 출점이 거의 없었던 유통 대기업들은 부진한 기존 점포를 정리하고 신규 점포를 전략적으로 오픈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유통 대기업들이 점포 효율화를 꾀하고 내년도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먼저 오픈을 앞둔 곳은 한화갤러리아다. 한화갤러리아는 2010년 충남 천안에 센터시티점을 선보인 후 10년 만인 내년 2월 수원 광교 컨벤션복합단지에 ‘갤러리아 광교점’을 오픈한다. 전체 면적 15만㎡(4만5000여 평), 영업면적 약7만3000㎡(2만2000여 평) 규모인 갤러리아 광교점은 전시와 문화,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구성된 복합 공간으로 기획됐다. 단순히 판매장 개념에서 나아가 콘텐츠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고, 서울 압구정 본점 명품관에 이어 수원을 대표하는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3년 만에 리뉴얼에 돌입한 대전·충청 지역 매출 1위 백화점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재개장도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년간 면세사업을 벌이다 1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2020년 백화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리뉴얼 오픈은 백화점 경쟁력 제고의 일환이고, 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있는 대전이 내년 유통업계 격전지로 변할 가능성이 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은 영업면적 4만6280㎡(1만4000평) 규모로 내년 11월 오픈할 예정이다. 백화점, 호텔, 과학시설,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신세계의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지하 5층, 지상 43층 규모로 2021년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사업을 접고 백화점에 힘을 쏟는 만큼 내년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사업 철수를 통한 성장성 훼손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오히려 수익성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2020년부터 순수 백화점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신규 점포 오픈이 없던 현대백화점은 내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대전점 등 2개 점포를 각각 6월과 11월 오픈한다. 또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 개장이 예고돼 있다. 아울러 2021년에는 여의도 사상 첫 백화점인 파크원 여의도점을 선보인다. 지하 7층~지상 9층에 영업면적은 8만9100㎡ 규모로 들어서는 파크원 여의도점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현대백화점은 이처럼 숨가쁜 사업 확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2020년 1월 1일자로 단행하는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섬을 이끌었던 김형종 대표이사를 현대백화점 사장에 내정했다. 김 사장은 온라인 사업 강화, 브랜드 효율화 등을 통해 한섬의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린 전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온라인 등 새로운 채널이 각광받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인사를 기용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회사의 의지로 풀이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 2호점 출점으로 면세점 부문의 영업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올해 6월 이후로 면세점 평균 매출액이 20억 원대로 늘었고, 4분기 월평균 매출액도 23억~24억 원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2개의 면세점 운영과 함께 하이엔드 MD 구성이 가능한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 오픈이 2021년 2월 예정된 만큼 면세점 신규 오픈으로 비용이 늘어도 백화점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 9월과 10월 각각 스타필드시티 부천점과 명지점을 오픈한 신세계 스타필드는 내년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안성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 올해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롯데몰 수지점을 오픈한 롯데백화점 역시 2021년 동탄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점포 오픈이 예정돼 있는데 위치를 보면 대다수 경기 남부권”이라며 “경기 남부권은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만큼 새로운 상권이 생겨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통업체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