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의결한 2020년도 예산안이 올해보다 1.2% 늘어난 102조6580억 엔으로 2년 연속 100조 엔을 돌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의료와 연금 등 사회보장비용은 전년보다 5.1% 늘어난 35조8608억 엔으로 책정됐다. 사회보장비용은 일본 세출에서 약 35% 비중을 차지한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의 자연 증가분은 4111억 엔에 달했다. 소비세 증세 세입 확대분을 활용한 교육 무상화나 낮은 연금 수령자 지원 혜택 등 사회보장 내실화에도 1조7000억 엔의 예산을 투입한다.
방위비용은 1.1% 늘어난 5조3133억 엔으로, 6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 우주와 사이버공간, 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에서 방위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경비를 채운다.
반면 문예와 과학 진흥 비용은 5조5055억 엔으로 1.5% 감소했다.
공공사업 관련 지출은 0.8% 감소한 6조8571억 엔이다. 그러나 올해 예산이 전년도보다 16% 늘어나서 내년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올해 10월 소비세 증세에 따른 경기하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 예산으로 1조7788억 엔을 지출한다.
세입의 약 60%를 차지하는 세수는 소비세 증세에 힘입어 올해보다 1.6% 늘어난 63조5130억 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게 된다.
신규 국채 발행 총액은 0.3% 줄어든 32조5562억 엔으로, 10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다. 세출에 충당하는 부채 비율을 나타내는 국채 의존도는 0.5%포인트 떨어진 31.7%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외 수입은 4.6% 증가한 6조5888억 엔이다.
일본 정부는 새로운 빚에 의존하지 않고 세수 범위 내에서 얼마나 정책 경비를 충당할지를 나타내는 기초재정수지는 올해와 같은 9조2000억 엔 적자로 예상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국채 발행을 축소, 재정질서를 정립하려는 약속을 지키고 있음을 강조하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큰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예산안 발표 후 “일본은 2025년까지 재정 균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 집권 이후 8차례 연속 신규 국채 발행을 줄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규 채권 발행 축소가 국가 재정 정상화를 위한 올바른 척도인지 의문이 간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정부가 너무 낙관적인 경제전망에 의존해 내년 재정적자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올해의 3.4%에서 2.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 전제가 되는 내년 정부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은 1.4%로,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예상치 0.5%를 크게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