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북극 석유시추 자금 대출 안 한다…‘월가 최초’

입력 2019-12-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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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환경보호 정책 발표…향후 10년간 기후변화 대응·포용적 성장에 7500억 달러 투자

▲그린란드 동부의 북극해에서 한 보트가 빙산 옆을 지나가고 있다. 그린란드/AP뉴시스
▲그린란드 동부의 북극해에서 한 보트가 빙산 옆을 지나가고 있다. 그린란드/AP뉴시스
글로벌 주요 은행 사이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에 대한 위기감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월가 대표 은행인 골드만삭스가 환경보호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대형은행 중 처음으로 북극 석유시추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출하지 않기로 서약했다고 16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성명에서 북극 석유시추에 대한 파이낸싱 중단을 포함해 일련의 환경보호 정책을 발표했다. 석유시추 대출 중단을 선언한 프로젝트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온 알래스카 국립야생보호구역 개발 사업도 포함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새로운 발전용 탄광 개발과 전 세계 화력발전소 건설은 물론 ‘자연 서식지’를 현저하게 악화시키거나 변화시키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대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10년간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 포용적 성장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자금조달과 자문 등 여러 형태로 총 7500억 달러(약 874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날 폐막한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국제 탄소시장 이행 규칙 도출에 실패하는 등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여전히 골드만삭스의 움직임은 유럽 은행들에 비해서는 늦은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시에라클럽에 따르면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와 영국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바클레이스 등 10여 개 대형은행이 북극 석유시추와 관련해 지원 중단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레인포레스트액션네트워크는 “골드만삭스의 서약은 미국 주요 은행 중에서는 가장 강력하게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제한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시에라클럽의 벤 쿠싱 캠페인 대표는 “골드만삭스는 북극을 파괴하는 것이 나쁜 비즈니스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다른 미국 은행들도 골드만삭스의 전례를 따르기를 바란다”고 독려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세계 각국 정부가 탄소비용에 가격을 매기기를 바란다”며 “이는 긴박한 필요가 있는 것은 물론 강력한 사업과 투자기회를 제공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자연보전기금(WWF)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거의 두 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돼 해수면 상승과 강우 패턴 변화 등 심각한 기후변화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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