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범민주 진영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날 치러진 구의원 선거 개표 결과에서 무려 201석을 확보, 사상 최초 과반 의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범민주 진영은 웡타이신, 췬완, 완차이, 중서구, 남구 등 5개 구에서 이미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태다.
친중파 진영은 2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고, 중도파가 12석을 차지했다. 나머지 211석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홍콩의 친중파 정당 가운데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은 오전 5시 30분 기준으로 개표 결과가 나온 후보자 중 21명이 승리를 거뒀으나, 156명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반면에 범민주 진영에서는 공민당이 전체 36명 후보 중 32명이 승리를 따냈고, 노동당은 7명 후보자 전원이 승리했다.
젊은 층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가 이 같은 결과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총 294만여 명의 유권자가 투표하면서 ‘홍콩 사상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한 선거’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2016년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선거 때(220만여 명)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최종 투표율 역시 4년전 구의원 선거(47.0%)를 훨씬 상회하는 71.2%를 기록했다. 특히 18~35세의 젊은 층 유권자가 12.3% 늘어나면서 연령대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비교적 진보적 성향을 띤 청년층의 투표 참여가 늘어난 것이 범민주 진영의 투표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선거에서 홍콩 시민은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았다. 현재 홍콩 구의회는 327석을 차지한 친중파 진영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범민주 진영의 선거 승리에 따라 최근 들어 수세를 면치 못했던 홍콩 시위대에도 새로운 동력이 확보될 전망이다. 범민주 진영인 공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32명의 구의원 전원이 당장 홍콩이공대로 달려가 교내에 남은 시위대를 격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