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화웨이 2인자인 량화 이사회 의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일본 기업으로부터의 부품 조달 규모가 작년보다 50% 급증한 1조1000억 엔(약 12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현지 기업들과의 거래가 제한된 가운데 일본 기업과의 제휴로 돌파구를 삼으려 하는 것이다.
량화 의장은 “일본 기업은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하다”며 “내년에도 부품 조달액이 올해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일본에서의 부품 조달 금액은 지난해 7210억 엔에 달했다. 이는 2015년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올해는 조달을 더욱 확대해 1조 엔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는 화웨이의 부품 조달 중 미국이 110억 달러(약 13조 원)로 비중이 가장 컸지만 최근은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일본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조달처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화웨이는 2005년 일본 법인을 신설, 주력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 사용되는 부품을 조달했다. 주요 조달처로는 소니와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등 일본 주요 전자부품과 소재 대기업들이 있다.
량 의장은 향후 조달을 확대할 부품의 예로 소니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를 꼽았다. 그는 “우리의 스마트폰 분야 성장에 따라 관련 부품 구입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해 사실상의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일부 미국 반도체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는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 부품의 조달이 제한돼 화웨이가 새로운 조달처 확보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다.
미국의 금수 조치는 자국 기업 부품이나 소프트웨어가 25% 이상 들어간 해외 제품도 그 대상이 된다. 그러나 많은 일본 기업이 ‘25%’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단,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그만큼 화웨이도 일본 기업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