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에 대해 범죄로 규정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4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신흥 5개국(BRICS) 정상 회의에서 홍콩 시위에 대해 “폭력적인 범죄 행위가 계속돼 법치와 사회 질서를 현저히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콩 경찰이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시위 단속을 철저히 할 생각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홍콩 정세에 대해 “폭력 저지와 혼란 수습, 질서 회복이 홍콩의 가장 급선무”라며 시위대에 대해 전혀 양보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홍콩의 사법기관이 ‘폭력 범죄 분자’를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위를 지지하는 미국 등을 겨냥해서는 “외부 세력이 홍콩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하는 결의는 단호하고 흔들림이 없다”고도 했다.
시 주석이 홍콩 문제에 대해 발언한 것은 4일 캐리 람 홍콩 특구 행정장관을 만난 이후여서 주목된다. 특히, 이번 국제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발언한 것은 항의 시위가 점점 격해지면서 시진핑 지도부 내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의 항의 시위는 주말에만 열리다 최근에는 평일도 가리지 않고 있다. 15일에는 교통을 방해하려는 의도에서 홍콩섬과 카오룽반도를 잇는 터널을 막아 일부 버스와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이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문을 닫고, 대학 수업도 취소됐다. 일부 기업은 직원 출근 자제령을 내리는 등 시민 생활에도 영향이 커지고 있다.
또 시민들끼리 충돌하면서 14일 밤에는 70세 남성이 사망했다. 이로써 시위가 시작된 이후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홍콩 정부는 성명을 내고 “받아들이기 힘든 사건”이라며 “폭도들의 행위에 분개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한편, 영국 런던에서는 테레사 청 홍콩 법무장관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맞아 심각한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청 장관은 지난달 방송에서 “혼란이 이어지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고 말해 시위대의 공분을 산 인물이다. 홍콩 내각 인사가 홍콩도 아닌 외국에서 공격을 받은 건 이례적이다. 그는 최소 30명이 넘는 시위대에 포위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