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희토류 생산량을 13만2000t으로 잡았다. 이대로라면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광석에서 희토류를 추출하는 분리량도 전년 대비 10% 증가한 12만7000t으로 잡았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는 건 자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중국의 전기자동차 등 신에너지 차량은 세계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1~9월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과 전기차 모터, 반도체 등 첨단 제품에 꼭 필요한 재료다.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의 일환으로 희토류를 전략 산업으로 키웠다. 그 결과 중국은 채굴량에서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중국산 희토류에 의존해온 나라 입장에선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다.
미국은 중국과 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지만, 정작 희토류의 정제나 가공 기술 면에서는 중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었으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과 그 처리 비용 때문에 해외 수입으로 전환했다.
그러다가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희토류 주산지인 장시를 시찰한 후 중국이 대미 공급 제한을 시사하면서 공급 불안정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미국은 희토류 채굴 및 탐색에 필요한 허가를 빠르게 내주기로 하는 등 자체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0년 가까이 정체됐던 희토류 사업을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중국은 증산으로 대미 공세를 퍼부을 셈이다. 공급을 확대하면 세계적으로 수급이 완화해 가격 하락 압력이 걸린다. 그렇게 되면 희토류 생산 재개에 나선 미국 기업의 노력에 제동을 걸어 희토류를 전략물자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관련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미국의 민간 기업이 추진하는 분리 공장 건설 등 중국 외 공급망 구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