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는 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올해 9월 마감한 2019 회계연도 2분기 전체 연결 영업손실이 7044억 엔(약 7조49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57억 엔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소프트뱅크의 핵심인 비전펀드 적자는 같은 기간 9703억 엔에 이른다. 지난 9월 말 시점에서 비전펀드가 투자한 88개 기업 중 우버와 위워크 등 25개사 기업가치가 감소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투자에 따른 손실로 4977억 엔을 이번 회계연도에 상각 처리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경영난에 빠진 위워크에 총 95억 달러의 구제금융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50억 달러를 대출하는 것 이외에도 기존 주주로부터 최대 30억 달러 주식을 공개매수(TOB)했으며 15억 달러를 추가로 출자해 위워크 지분율을 80%까지 높였다.
비전펀드는 지난 2년간 140억 달러가 넘는 장부상 이익을 올려왔으나 우버와 위워크 실패로 손정의 회장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제프리스그룹의 아툴 고얄 선임 애널리스트는 “위워크를 다룬 방식에 손정의 회장의 투자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실패한 투자가 더 생길 수 있는데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시노 마사히코 수석 애널리스트는 “4~6월 분기에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나서 지난 분기에 전례 없는 손실을 기록한 것은 손정의 회장의 장단점이 모두 나온 것”이라며 “비전펀드가 투자할 기업들의 평가손실이 더 늘어날지가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자사가 투자한 회사의 경영권을 손에 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왔다. 투자했던 회사가 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막대한 돈을 투입했던 위워크에서 손을 빼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게 돼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원칙을 깰 수밖에 없었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우버도 지난 5월 증시 상장 이후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