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90년 된 붕산염 광산의 폐기물 더미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발굴했다.
볼드 바타르 리오틴토 에너지·광석 부문 책임자는 “광산 폐기물 더미에서 금을 비롯한 희귀광물을 찾던 중 리튬을 발견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채굴이 성공하면 리오틴토는 미국 최대 리튬 배터리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FT는 뜻밖의 횡재로 리오틴토가 ‘블루오션’인 리튬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고 평가했다. 리튬 시장은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향후 10년 간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손꼽힌다. 호주 맥쿼리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리튬만 해도 28만4000t에 달하는데,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빙산의 일각이다. 미래가 밝은 시장임에도 소수 업체만이 참여하고 있어서다. 현재 리튬은 남미와 호주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5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그 중 두 곳이 중국업체다.
리오틴토는 시험적으로 리튬을 배터리에 적합한 형태인 탄산리튬으로 정제하기 위해 발굴 현장에 1000만 달러(약 117억 원)를 들여 공장을 세웠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모델S’용 배터리 30개 분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향후 리오틴토는 5000만 달러를 투자해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매년 최대 5000t의 탄산리튬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테슬라 ‘모델S’용 배터리 1만5000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리튬의 자국 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현재 네브래스카주 에스메랄다 카운티에 있는 자치구 실버피크 시설에서 리튬이 함유된 소금물을 정제해 리튬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곳에서의 리튬 생산 규모가 공개된 적이 없는데다 매우 적은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내 리튬 생산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리오틴토가 대량 생산 기술을 획득할 경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시몬 무어스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 이사는 “이번 발견으로 리오틴토가 전기차 산업의 미래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적은 비용으로 리튬을 배터리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