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 인재 쇄신에 팔을 걷어붙였다. 17일자로 미국 구글 부사장 출신 마쓰오카 요코(48)를 임원 대우로 영입하는 등 해외 인재 스카웃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일본 대기업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 임원을 외부에서 등용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파나소닉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해외 기업에서 인재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이번에 영입한 마쓰오카는 파나소닉의 임원 대우인 ‘펠로’ 직함을 달게 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로봇 공학 전문가로서 구글에 재직 당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연구 부문 ‘X’ 출범에 참여했다. 이후 애플로 옮겼다가 다시 구글로 와서 스마트홈 사업 ‘네스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파나소닉에서도 그 전력을 살려 스마트 가전 부문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쓰오카는 파나소닉으로 자리를 옮긴 후 일단 미국 실리콘밸리에 머물며 현지에서 채용한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수십 명 규모의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고, 소프트웨어로 가전 제품 등 하드웨어 사용 능력을 높이는 연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파나소닉은 마쓰오카 영입에 앞서 메릴린치증권 일본 법인의 유명 애널리스트 가타야마 에이이치를 최고전략책임자로 기용했고, 201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법인 사장을 지낸 히구치 야스유키를 맞아들였다. 같은 해 독일 소프트웨어업체 SAP의 일본법인 부사장이던 바바 와타루를 스카웃, 현재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신규 사업을 담당하는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이처럼 파나소닉이 외부 인재 등용에 적극적인 데에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조바심이 깔려 있다. 파나소닉의 2018 회계연도 영업이익률은 5.1%로 소니의 10.3%, 히타치제작소의 8%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쓰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기존의 사람은 기존의 것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며 신성장 동력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외부 출신 인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파나소닉 뿐만이 아니다.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국방부 산하 핵심 연구개발 조직 중 하나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로봇 연구를 지휘하던 길 프랫을 부사장급인 ‘펠로’로 영입해 인공지능(AI) 개발 자회사 대표로 앉혔다. 히타치제작소도 2017년 가을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디지털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브래드 수락을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