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상은 1989년 정주영 아산재단 설립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거나 효행을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자는 뜻에서 제정됐다.
지난 25년간 방글라데시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해온 이석로 원장에게는 상금 3억 원이 주어지며,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등 총 6개 부문 12명(단체 포함) 수상자에게 총 7억 70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이석로 원장(55)은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결심하고 1994년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의사 모집 공고에 지원했다.
당초 3년만 머물려던 방글라데시 의료봉사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원장은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이 외부 지원 없이 자립할 수 있도록 병원 체계를 갖추는데 기여했고, 이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빈민들을 치료하며 연간 8만 명 이상의 방글라데시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육기회가 없어 직장을 갖기 힘든 방글라데시 여성들을 위해 간호학교를 설립해 자립을 돕고, 장학사업, 임산부 대상 산전 진찰 및 교육 사업 등을 진행하며 방글라데시의 의료 및 사회 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김혜심 박사는 1976년부터 소록도병원에서 8년간 약사로 봉사하며 한센인 환자들을 돌봤고, 1983년 원광대 약학대학 약학과 교수가 되어서도 소록도 봉사의 끈을 놓지 않고 12년간 지속했다. 1995년부터는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에스와티니에서 빈민대상 보건·의료사업과 교육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상 사회봉사상에는 1973년부터 46년간 서울 강서구, 경기 수원, 전북 완주, 전남 담양 네 곳에서 무의탁 노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있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대표 이상옥 헬레나 수녀)’가 선정됐다. ‘경로수녀회’ 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는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1840년대 프랑스에서 설립돼 양로를 유일한 사명으로 정하고 있고, 1971년 우리나라에 외국인 수녀 3명을 파견해 양로원 개원을 준비했다.
1973년 청주교구에서 운영하던 성심양로원을 외국인 수녀 3명이 넘겨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네 곳에서 양로원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간호·간병 교육을 받은 30명의 수녀들이 현재 210명의 노인들을 돌보고 있으며, 무의탁 노인들의 편안한 생활과 임종, 장례까지 책임지며 우리나라 노인 복지와 양로원 문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아산상 대상을 받은 이석로 원장과 의료봉사상 김혜심 박사는 저개발 국가의 빈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단순 지원을 넘어 장기간에 걸쳐 병원 건립과 인재 교육을 통한 봉사와 나눔의 선순환 시스템을 갖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 선정사유가 되었다. 사회봉사상의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양로 문화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 높이 평가됐다.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에는 각각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밖에도 오랜 시간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온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효행가족상 3개 부문에서 9명(단체 포함)이 선정돼 각각 3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한편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계의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4월부터 210여 건의 후보에 대해 예비심사, 서류심사, 현지실태조사, 본심사와 심사위원단 추가 현장실사, 심사위원회 최종심사와 아산상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