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자동결제 수단이 되는 시대가 곧 온다.
일본 혼다와 독일 BMW,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프랑스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대기업 5개사가 자동차를 자동결제 수단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 기반 마련을 위해 손을 잡았다고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들은 자동차 주행 시 발생하는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등의 지불 정보를 가상화폐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에 기록해 결제까지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자결제 서비스를 구축하려 한다.
현금과 기존 전자결제 시 매번 생기는 비용을 줄여 운전자들이 그만큼 이동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동차의 역할이 이동 수단으로서는 물론 결제와 정보 관리 등 중요한 사회 인프라로 확대될 수 있다.
5개사는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한다. 각사가 참가한 블록체인 국제 단체인 ‘모빌리티 오픈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모비)’를 통해 실험에 임한다. 우선 자동차 1대당 디지털 ID가 부여돼 어떤 공장에서 만들어졌는지, 사용자가 운전 도중에 받은 서비스는 무엇인지 등이 기록된다. 자동차 자체를 개별적으로 인식, 자동통행료징수(ETC) 시스템과 같은 전용 단말기가 없어도 고속도로 요금을 자동으로 지불할 수 있게 한다.
커넥티드 카 기능을 갖춘 전기자동차에서의 이용을 가정, 차량 수리나 충전, 드라이브 스루를 통한 제품 구매 등에서도 자동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디지털 통화를 사용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혼다는 이미 GM과 손잡고 전기차 전력 관리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정전 시 전기차 전기를 가정이나 기업에 보내고 디지털 통화를 대가로 받는 것이 가능해진다. 포드도 급한 용무로 운전을 서두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디지털 통화를 주고받아 교통정체를 줄이는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완성차 업체가 디지털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는 것은 차량공유 서비스 등의 발전으로 기존의 사업모델이 요동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17년 신차 판매(전기차 제외)로 얻은 순이익은 790억 달러(약 94조 원)로, 전체 자동차산업 순익의 35%를 차지했다. BCG는 오는 2035년에는 그 비율이 16%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