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 100일] 하이네켄, 일본맥주 부진 틈타 한국시장에 집중

입력 2019-10-10 14:27 수정 2019-10-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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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시장 판도변화 맞아 5년새 국내 시장서 10배 성장한 '타이거 맥주' 직접 판매로 전략 바꿔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뉴시스)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뉴시스)

글로벌 맥주 기업 하이네켄이 국내 판매망 통합 작업에 나섰다. 최근 불매 운동으로 일본 맥주가 부진을 겪는 틈을 타 하이네켄의 한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네켄은 최근 자사 보유 브랜드인 ‘타이거 맥주’의 한국 수입사인 A사와 이달말 3년 계약 기간 종료에 맞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앞으로 하이네켄 본사는 한국법인인 하이네켄코리아를 통해 타이거 맥주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하이네켄 글로벌 본사는 한국법인인 하이네켄코리아를 통해 대표 브랜드인 '하이네켄' 등을 유통해 왔지만 일부 브랜드의 경우 국내 수입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왔다. 브랜드마다 한국 시장에서의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하이네켄은 최근까지 하이네켄코리아를 통해 하이네켄, 하이네켄 다크, 빈땅, 에델바이스, 데스페라도스, 몬티스 블랙, 애플 폭스 등을 판매했으며 타이거 맥주는 A사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최근 하이네켄은 타이거 맥주의 판매 방식을 ‘직접 판매’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최근 일본 맥주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 맥주 대표 브랜드인 아사히의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2분기까지 국내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에 이어 3위를 굳건히 지켜왔다.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하이네켄, 칭타오가 뒤를 쫓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불매 운동이 여름 맥주 성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편의점, 대형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에서 칭따오와 하이네켄의 판매량이 아사히 등 일본 맥주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네켄은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편의점에서 칭따오에 이은 수입 맥주 2위 자리를 꿰찼다.

더욱이 일본 맥주의 부진은 점차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대형마트 B사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의 일본 맥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0% 감소했다. 7월과 8월에도 이 회사의 일본 맥주 매출액은 전년비 각각 80.4%, 94.2% 감소했는데, 감소율은 매월 증가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입 맥주 가운데 매출액 1위를 차지했던 아사히맥주를 비롯해 일본 맥주의 매출은 급전직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네켄이 직접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타이거 맥주는 최근 수년간 괄목할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이네켄의 전략 수정 배경에 이같은 '국내 맥주 시장 판도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존 타이거 맥주를 수입했던 A사에 따르면 타이거맥주의 국내 판매량은 2014년 약 1만2424박스(박스당 24병), 2015년 2만1038박스, 2016년 3만8441박스를 기록했고, 올들어 9월까지는 15만7962박스 판매됐다. 5년 만에 판매량이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타이거맥주의 매출액도 2014년(약 5억 원)에 비해 올해(1~9월) 매출액(약 55억 원)은 10배 이상 늘어났다.

A사는 하이네켄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 통보에 적잖히 당황하고 있다. A사는 영업망 확대를 위해 투자해온 비용 회수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영업종료로 구조조정까지 고민해야할 처지다.

A사 관계자는 “수입사를 통해 매출이 증대된 경우, 그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면 계약을 연장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계약 종료 후 다른 회사로 영업권이 이전될 경우 영업권에 대한 보상(권리금 지급 등)이 이뤄지는데, 보상 없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집주인이 세입자를 일방적으로 쫓아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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