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에 1명 전 세계에서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하면서 치매 환자는 100세 시대의 가장 큰 두려움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치매 문제는 전세계 국가에 일제히 주어진 풀기 어려운 숙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2018년 75만 명(10.2%)에서 2065년 328만 명(18%)으로 매년 3.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 증가율(1.9%)보다 1.6배 높은 수치다.
치매치료제 시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는 글로벌 치매치료제 시장이 2020년 211억 달러(2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불과 6년 사이 10조 원 이상 불어난 규모다. 그러나 이는 치료제 시장에만 국한된 전망치다. 세계 알츠하이머 보고서는 치매 관련 비용이 2030년 2조 달러(24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만 치매 환자에 대한 국가관리비용이 2015년 13조2000억 원을 기록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0.9%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매치료제(알츠하이머치료제) 4가지(도네페질과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는 모두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약물일 뿐 근본 치료는 불가능하다.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다른 질병의 관련 사망률은 신약 발전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비해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망률은 굉장히 높다. 그만큼 미충족 수요가 높다는 뜻이다. 알츠하이머 증상을 5년만 지연시켜도 앞으로 환자 수는 40% 감소하고, 3670억 달러(440조 원)의 의료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약 개발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것만으로도 수조 원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는 이유다.
치매 치료 신약의 맥은 2003년 ‘나멘다’(메만틴)의 FDA 승인을 마지막으로 끊긴 상태다. 올해도 글로벌 빅파마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미국 바이오젠은 3월 일본 에자이와 공동 개발하던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했다. 연초 로슈의 ‘크레네주맙’이 임상 3상에서 무너진 후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후보물질이었다.
이미 화이자,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등 굴지의 제약사들이 실패의 쓴맛을 봤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할미꽃 뿌리 백두옹을 원료로 한 ‘SK-PC-B70M’의 임상 3상을 진행했지만 상용화하지 못했다. 광동제약도 임상 2상까지 마친 ‘KD501’의 제품 개발을 8년째 보류 중이다. 그럼에도 개발에 성공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된다는 가능성에 국내외에서 치매 정복을 향한 수많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