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26일 미 민주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찬성비율이 낮은 수준임에도 탄핵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것으로 판단했다.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지만 최근 답보상태를 보여주고 있어 대선이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통해 여론을 주도하기 위함이라는 것. 또 다른 이유로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후보를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하고 나섬으로써 이를 방관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했다. 자칫 온건한 대응 시 바이든 등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낮은 탄핵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탄핵 절차는 상원 표결까지 진행될 공산이 높다고 예상했다. 관건은 여론의 향방으로, 탄핵 찬성 여론이 높아지거나 트럼프 지지율이 하락한다면 탄핵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강화되고, 반면 민주당이 탄핵의 역풍을 맞는다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또 다른 불확실성 리스크가 불거졌다는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관련 리스크는 경기와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으로 미국 제조업 경기는 물론 소비경기마저 부정적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 탄핵 불확실성은 경기침체 우려를 재차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당분간 여론의 향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차 강화되면서 시중금리 하락(채권 가격 강세) 및 달러화 강세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탄핵 찬성 여론이 크게 확산되지 않는다면 탄핵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또 다른 쇼크를 유발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주목할 것은 탄핵이 미중 무역협상 등 여타 불확실성 리스크에 미칠 파장으로, 10월 초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탄핵 사태가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스몰딜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협상이 다시 지연될 수 있다. 역으로 긍정적으로 보면 탄핵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중국과의 스몰딜 성사에 주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결국 트럼프 탄핵 절차 개시가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힘들다. 즉, 이번 사태가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 미중 무역갈등, 북핵 및 이란 문제 등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아니면 부정적 영향을 줄지가 불투명하다”며 “단기적으로 미국 내 탄핵 관련 여론 변화 혹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변화 여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