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고 미국이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관세 인상을 2주 연기하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이다.
10월 초 장관급 무역협상에 앞서 사전 조율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한 중국 실무진은 19~20일 약 2개월 만에 열린 대면 협상 후 ‘친선(Goodwill)’을 표시하고자 미국 농업지대로 발길을 옮길 계획이었으나 이를 갑자기 취소했다. 미국 몬태나주 농가를 대표하는 몬태나농업연합회는 전날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일정이 변경돼 무역협상단이 당초 계획보다 일찍 귀국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네브래스카 농업국도 중국 실무 협상팀 방문 일정이 취소됐음을 확인했다.
이 소식에 다우지수가 20일 0.6%, S&P500지수가 0.5%, 나스닥지수가 0.8% 각각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상 조짐은 이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 장기전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완전한 ‘딜(Deal)’을 원한다. 부분적인 협상 타결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10월 초 장관급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결렬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구매 등 비교적 합의가 수월한 의제에서도 협상 타결이 힘들다면 지식재산권 침해나 산업 보조금 등 중요한 구조적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