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18일 "지금 경제에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 강연에서 "과거에는 낙수효과로 성장했고, 대기업의 성장과실을 중소기업과 서민이 이어받는다는 것이 MB정부(이명박 정부) 성격"이라고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실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국내 성장모델의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세계는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에 있고 전 세계적인 불확실성에서 한국도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 톱5인 미국, 일본, 중국, 영국, 독일이 경제적 사고를 친다고 할까, 경제를 불안하게 한 요소가 있는데 한국도 이런 부분에서 큰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경제의 역동성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적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동아시아 분업구조 안에서 잘 포지셔닝을 했다"며 "1위가 일본이고 맹렬히 추격해 한국이 2위가 됐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고, 그다음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다"며 "500대 기업 가운데 20년 동안 신규 진입한 기업이 80여 개인데 그중에 재벌과 금융을 제외하면 별로 없다"고 했다.
김 실장은 "한국도 장기적인 정책을 세워야 하는데 시행 과정 속 불확실성 때문에 정책적 불확실성을 높이는 위험이 있다"면서 "현재 과거 경쟁력이 있던 부분들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4년 전 삼성이 5년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산업 분야가 D램밖에 없지 않으냐는 얘기가 있었고, 가전이나 LCD(액정표시장치)도 국내 생산 경쟁력이 끝나갈 수 있다고 했을 때 김 실장은 '엄살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는 과정 속 (삼성이) 메모리에서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로 돌아서는 모습을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우리 경제의 불안 요소는 인구절벽"이라면서 학령인구 감소 아래 교육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정동 대통령 경제과학특보는 김 실장에 이어 '한국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며 "창의적 개념 설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특보는 "아이디어가 없어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성과로 나타날 수 있게 하는 시행착오와 노력하는 부분이 많이 안 된다"며 "이런 부분에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시행착오는 공공재"라면서 "비용 부담 없이 할 부분은 예산과 제정으로 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특보는 "중국 화웨이는 공간, 다른 세계는 시간으로 승부를 보는데 한국은 속도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규제 철폐를 많이 생각하는데,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규제는 업데이트가 요구되는 것이지 철폐 대상은 아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