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 목전… "원천기술 없이 생존도 없다"

입력 2019-09-19 09:00 수정 2019-09-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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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가스터빈 기술, 마지막으로 원했던 고난도 기술"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두산중공업

“2000년대 후반부터 발전업계는 원천기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는 생태계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원천기술을 M&A(인수합병)이나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해왔는데, 가스터빈 기술은 마지막으로 원했던 고난도 기술이다.”

목진원 두산중공업 부사장(파워서비스 BG장)은 18일 창원 본사에서 진행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조립 행사에서 이 같이 설명했다. 살짝 떨리는 그의 목소리에서 ‘미래 먹거리’인 가스터빈 기술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느껴졌다.

그는 이어 "2013년 가스터빈 개발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경쟁사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제트기를 운영해보지 않은 나라가 (가스터빈) 만들 수 없다'고 했다"며 "의미 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했다. 이 과제는 그간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시작된 바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ㆍ고효율 가스터빈이다.

한 가스터빈 연구개발 담당자는 "부품 수만 4만 여 개에 이른다"며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제조 공정률은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LNG 사용)를 혼합·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가스를 터빈의 블레이드를 통해 회전력으로 전환하고, 이때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해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종욱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박사는 "1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용 가스터빈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며 석탄화력 등 전통방식의 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주요 연료가 전환되고 있어서다.

특히 가스발전은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은 물론 석탄의 환경이슈 등을 극복 가능한 연료로 꼽힌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사업 강화를 위해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와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R&D 센터를 설립했다.

또 10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해 창원 본사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을 준공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곳에서 3000여 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진행 가능하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개발 중인 초도품의 자체 성능시험이 완료되면 서부발전의 김포열병합발전소(500MW)에서 실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2021년 가스터빈 출하 및 설치, 시운전을 거쳐 2023년부터 상업운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돼 매우 중대한 결실을 맺었다”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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