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에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내외적으로 부정적인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혁신 제품과 새로운 비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선보인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이진 마나우스생산법인장 전무는 17일 처음으로 자사주 165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평균 단가는 주당 6만1500원이다.
이 전무를 포함해 최근 한 달간(8월 17일~9월 17일)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한 LG전자 임원은 7명이다.
송대현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 사장은 16일과 5일에 각각 자사주 300주, 40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매입액은 약 4269만 원이다. 송 사장은 지난달에도 자사주 700주를 사들였다.
이외에도 권봉석 HE(홈엔터테인먼트)ㆍMC(스마트폰) 사업본부장 사장, 윤태봉 H&A 해외영업그룹장 부사장 등 5명의 임원도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 임원들이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경우, 에어컨 판매가 계절적 비수기로 진입하면서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LG 건조기 사태가 발생한 이후 10년 무상 보증이라는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고객들의 불만도 고민거리다.
TV 사업을 총괄하는 HE 사업본부는 8K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선두 다툼을 벌여야 한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MC 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MC 사업본부는 올해 2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어컨 사업의 비수기인 하반기에 부진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에어컨에 공기청정기, 제습 기능을 강화하는 등 에어컨을 4계절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조기 사태와 관련해서도 “불편을 끼친 데 대해 감동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건조기) 후속작을 내놔야겠단 측면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V와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며 돌파구를 모색한다.
LG전자는 이달 초에 열린 IFA 2019에서 88인치 올레드(OLEDㆍ유기발광다이오드) 8K TV와 5G 스마트폰 LG V50S 씽큐를 전시했다. LG V50S 씽큐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듀얼 스크린 전면에는 2.1형 크기의 알림창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향후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LG전자 임원들의 이런 행보는 3분기 시장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