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경력을 이어가려는 시도를 거듭 실패한 그에게 롯데홈쇼핑의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10월 구세군 입사를 앞둔 안희윤(31) 씨 이야기다.
롯데홈쇼핑은 6월부터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손잡고 경력 단절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2회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를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롯데홈쇼핑이 교육생을 선발해 1인당 100만 원가량의 교육 수당, 홈쇼핑 직무교육, 유통 현장학습, 해외 유통기업 연수 등 8주간 프로그램을 지원한 뒤 롯데홈쇼핑 협력업체에 면접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제도다. 롯데홈쇼핑은 채용에 나서는 협력업체에 3개월간 채용 지원금을 지급하고 인건비(대졸 신입 공채 기준)의 80% 이상을 지원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찾은 수료생은 85%에 달한다.
스무살 때부터 리포터 활동, 행사 진행으로 바쁘게 살아온 안 씨는 결혼과 출산 이후 일이 뚝 끊겼다. 처음엔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일 욕심이 없었다. 2016년 아이를 낳은 후 4년 동안 경력 단절 기간을 보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간 후부터 다시 ‘직업’을 찾고 싶은 마음에 불안해졌다. 지난해부터 뒤늦게 구직활동에 뛰어들었지만 소득은 없었고 자신감만 잃었다.
그는 “연극영화과 출신이고, 리포터 활동, 행사 진행 등의 일을 해봤지만 출산 후에는 외모를 앞세우는 일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일을 찾고 싶었는데 아이가 있는 기혼녀, 공백기 등 여러 조건과 능력이 부족했다”며 “운 좋게 면접에 올라가도 아이가 어려 업체측이 꺼리는 게 느껴졌다. 아이가 아프거나 아이 방학 때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니 뭘 잘할 수 있을지,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작아지는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이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안 씨는 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보고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는 “직장생활에서 필요한 소통 능력, 기술, 조별 활동을 통한 성향 파악으로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씨는 행사 진행 경력을 적극적으로 강조한 결과 두 번의 면접을 거쳐 다음 달부터 구세군에서 봉사활동 관리직으로 일한다. 그는 “취업이 너무나 간절했는데 원하는 곳에 입사해 행복하다. 남편은 물론 가족들도 많이 축하해줬다. 평생직장을 찾은 만큼 오래 다닐 계획”이라며 “주변에 ‘경단녀’가 있다면 ‘여성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