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간 폭스콘...‘저비용·여성 일자리 창출’ 두 토끼 잡는다

입력 2019-09-02 13:21 수정 2019-09-0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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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인도 첫 진출·공장 총 4개로 확대 예정…현지서 소외된 여성 인력 적극 활용

▲폭스콘의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블룸버그
▲폭스콘의 인도 타밀나두주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블룸버그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을 피해 일찌감치 인도에 생산 기지를 연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이 특별한 전략으로 현지 생태계를 순조롭게 확장하고 있다.

폭스콘은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따른 외자 기업 우대 조치를 등에 업고 4년 전 인도에 첫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현재 2개의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2곳을 더 추가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철저한 현지화로 인도 현지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일당 4달러(약 4800원)의 낮은 인건비와 전체 인력의 90%를 여성으로 채우는 등 저비용과 여성 일자리 창출로 수익성도 높이고 현지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폭스콘의 경영 방침과도 맞아떨어졌다. 폭스콘 인도 법인의 조시 폴저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 것은 좋은 사업 원칙”이라며 “우리는 실행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분명히 (중국 이외) 다른 장소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폭스콘이 인도에 초점을 맞춘 배경을 설명했다.

폭스콘은 2015년 인도 남동부 산업 밀집지역인 벵갈루루와 첸나이 인근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 특별경제구역에 자사 첫 인도 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약 1만5000명의 근로자 중 약 90%가 여성이다. 폴저 대표는 “인도 제조업체 대부분이 남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용 목표를 맞추기가 쉬웠다”며 다른 업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 공장은 여성 근로자가 대부분인 만큼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다. 화장실에는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고,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통근 버스와 기숙사 제공 등 여성 근로자가 근무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했다.

이에 대해 여성 근로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특히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다. 한 근로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월급은 약 9000루피(약 15만 원)이며 통근버스와 2끼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여성 근로자를 위한 부대 비용이 들긴 했으나 인건비가 중국 공장 근로자의 약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폭스콘은 인도에서 비용상의 이점을 누리고 있다.

스리시 공장에서는 주로 인도 내 베스트셀러인 샤오미의 스마트폰 등을 조립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의 구형 ‘아이폰X’의 시험 생산에 착수했다. 이는 애플이 처음으로 인도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아이폰이 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다른 나라로 수출할 수도 있다.

폭스콘의 두 번째 인도 공장은 스리시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스리페룸부두르에 있다. 이 공장의 고용 인원은 1만2000명에 달한다. 폴저 대표는 “오는 2023년까지 두 공장이 훨씬 크게 확장되는 것은 물론 공장 두 곳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콘 인도는 현재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디스플레이와 회로기판 등 주요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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