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2분기 3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부진 타개책을 '현장'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11일 롯데마트는 이전까지 고수한 ‘경험’ 및 ‘통계’에 기반한 표준화된 점포 운영 방식을 버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쇼핑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현장책임 경영'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장에 권한을 대폭 이양해 지역 상권 맞춤형 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우선 상품 운영에 대한 점포의 권한을 확대해 ‘자율형 점포’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상권에 맞춘 점포별 ‘시그니처’ 상품을 만들고, 비규격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 조정과 가격 조정 권한을 점포에 부여해 ‘매일 신선한 상품이 진열되는 매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는 e커머스와의 치열한 경쟁 가운데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기 위한 것으로, 무엇보다 ‘상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지난 4월부터 20개 점포에서 시범 운영했던 ‘자율형 점포’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의 이러한 자신감은 시범으로 선보인 ‘자율형 점포’에서 ‘V자 매출 회복’을 경험한 것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2분기 국내 점포의 성장률은 3.6%로 역신장했지만, 지난 4개월간 ‘자율형 점포’로 운영한 곳들의 신장률은 다른 점포보다 3.5%로 신장세를 보였다. 상품과 매장 환경이 바뀌자 고객들 스스로 다시 찾는 매장으로 변화하며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7월 잠실점에서 확연하게 나타났다. 판매 공간을 과감하게 줄이는 대신 그 공간에 국제 규모의 롤러장과 주니어를 위한 스포츠 파크 등 ‘체험형 공간’으로 꾸미니 60대 이상 고객의 비중이 높았던 곳이 매장 리뉴얼 이후 주말 기준 10대와 20대 고객이 23.7% 증가하며 총 고객 수가 11.4%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창립 행사를 시작으로 경쟁사와 e커머스 간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1분기 잠시 주춤했던 매출을 2분기에 다시 회복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 신장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통큰치킨’과 ‘극한가격’ 상품들이 고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고, 이와 함께 상품 개발 단계부터 제조사와 365일 연중 같은 가격을 중심으로 개발해 출시한 롯데마트 대표 PB 브랜드인 ‘온리 프라이스’의 인기 덕택에 2분기 매출 회복을 꾀할 수 있었다.
또 높은 가격으로 고객들이 쉽게 찾기 어려운 상품이나 고객들의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들을 찾아 원가 구조와 유통 과정을 축소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축산물 매참인’ 자격을 획득해 복잡한 유통 구조 개선, 시세 대비 40% 이상 싼 가격에 판매된 ‘극한한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마트는 앞으로 기존 카테고리별로 시장을 분석해 소비자 중심의 ‘시그니처’ PB(자체상표)상품을 개발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150개의 시그니처 상품을 올해 말까지 200개로 확대하고, 2020년에는 가공, 홈, 신선 카테고리 중심의 상품 300개를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문영표 대표는 “상품과 인력, 가격 등 현장에서 권한을 갖고 적극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1등 매장’을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며 “점차 줄어들고 있는 고객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반드시 다시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 5962억 원과 영업손실 339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