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KCC의 실리콘 사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공급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수입하던 부품·소재를 국산화할 경우 KCC가 실리콘 제품을 납품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6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은 상온 경화형(Room Temperature Vulcanization·RTV)계 실리콘 제품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KCC 모멘티브도 RTV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고객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 이후 반도체 소재·부품에 대한 탈(脫)일본 및 국산화 움직임이 커지면서 KCC 실리콘 사업이 대체 품목으로 물망에 오른 것이다.
앞서 KCC는 지난 5월 글로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의 인수를 마무리 짓고, 실리콘 사업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모멘티브는 실리콘, 쿼츠 업계에서 첨단기술 소재 제품을 공급하는 굴지의 특수소재 전문기업으로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와 함께 세계 3대 실리콘 및 쿼츠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KCC의 실리콘 사업이라면 브랜드 가치, 공급 이력 등을 중요시하는 반도체용 실리콘 시장의 문턱을 넘기 어려웠겠지만 모멘티브는 다르다”며 “특히 모멘티브는 글로벌 2~3위 하는 업체로,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보다 훨씬 큰 회사라 향후 대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KCC는 지난해 9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30억 달러(약 3조5000억 원)에 모멘티브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 5월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은 KCC는 지분 약 45.5%를 취득하게 됐으며, 쿼츠사업 등 일부 사업영역을 제외한 모멘티브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현재는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한 원익QnC와 협의를 거쳐 모멘티브의 사업부를 분사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이면 모든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