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부진한 가운데, CE(소비자가전) 사업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건조기, 에어컨 등으로 대표되는 생활가전 판매량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삼성전자 CE 사업부문은 31일 2분기 매출 11조700억 원, 영업이익 71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실적과 비교했을 때 각각 6%, 40% 증가했다.
CE 실적은 생활가전이 견인했다.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에어컨, 건조기 판매량은 늘었고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주력 제품의 수익성 또한 이전보다 개선됐다.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삼성전자 건조기, 세탁기, 냉장고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2분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TV 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 TV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등 TV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LCD(액정표시장치) TV 판매량은 1분기와 비교했을 때 한 자리 수 중반대로 감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TV 신제품이 조기에 출시되는 등 전략 제품이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제품별 판매 비율)를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4월 라이프스타일 TV인 더 세로, 더 프레임 신제품 등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LG전자의 가전 사업과 비교해봤을 때는 다소 아쉬운 성과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와 TV를 맡는 HE 사업본부는 2분기 총 매출 9조7740억 원, 영업이익 923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삼성전자보다 적지만, 영업이익에서 약 2100억 원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가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울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연말 성수기를 맞이해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8K,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지속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는 일부 국가의 환율 약화, 보호 무역 등 부정적인 변수도 존재하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며 “QLED 8K대세화를 통해 8KTV 시장에서 삼성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등 생활가전 하이엔드 제품 판매를 늘리고, 빌트인 가전 등 B2B(사업자와 사업자 간 거래) 사업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