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이달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적용 대상 중소제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화학물질관리법 시행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소기업 10곳 중 9곳(91.4%)이 원활한 화관법 이행을 위해 ‘물질의 위험 정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 등 화관법 규제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화관법 이행 시 가장 부담을 느끼는 업무(복수응답)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배치·설치 및 관리기준(72.0%)’,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점검 및 검사(71.0%)’ 등 취급시설기준에 대한 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배치·설치·관리기준 이행 시 애로사항으로 ‘기준 이행을 위한 신규 설비투자로 비용 부담 발생(73.4%)’과 ‘물리적으로 이행 불가능한 기준 적용(42.2%)’ 등으로 조사됐다.
취급시설 기준 중 현실적으로 가장 지키기 어려운 부분으로, △설치 비용, △잔여 공간이 없는 사업장의 방류벽 설치 문제, △관공서 별 지침기준의 통일성 부족, △영업허가기간 중 설비시설 변경 동시 진행 불가 등이 조사됐다.
화관법 취급시설 기준 이행을 위해 신규 설비투자로 평균 약 32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유예기간이 부여돼도 취급시설 기준을 준수할 수 없다는 업체가 43%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2017년 11월 22일부터 2018년 5월 21일까지 6개월간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했고, 자진신고한 업체에 대해서는 올해 5월 21일까지 단속·처벌을 유예해주는 대신 보완조치를 하도록 했다. 영업허가 유예기간 부여받은 업체 중 △허가를 받았다(58.4%), △허가를 안 받아도 된다(28.2%), △허가를 받지 못했다(13.4%) 순으로 조사됐다.
영업허가를 받지 못한 업체의 경우, ‘장외영향평가서·위해관리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처리가 완료되지 않았다(47.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중소기업이 화학물질관리법 준수가 어려운 주요 원인이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기준으로 나타난 만큼, 취급시설 기준을 사업장 규모별로 차등화 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규제 준수 홍보와 병행해 정부의 지원책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