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강경론자인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의 적은 가까이에 있었다. 신임 총리에 당선된 존슨이 ‘영국 통합’을 일성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그의 최측근인 가족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서다. 그에게 가장 시급한 건 가족 통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가족들은 브렉시트 반대에 앞장서왔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약 3년간 존슨과 가족들이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해온 이유다. 동생들의 EU 탈퇴 반대 시위는 존슨의 브렉시트 지지만큼 강력했다. 존슨의 여동생 레이철 존슨은 TV에 출연해 EU 잔류를 호소하며 상의를 벗어던졌다. 그는 브렉시트 저지를 목표로 유럽의회 선거까지 나섰으나 낙선했다.
막내 동생인 조 존슨 전 교통부 부장관은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브렉시트 협의안에 대해 “영국은 수에즈 위기 이후 최악의 실패를 하게 될 것”이라며 재투표를 주장하다가 작년에 사임했다. 당시 보리스 존슨은 막내 동생의 사임에 대해 “우리는 브렉시트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만 영국 정부의 협상 태도에 실망했다는 점에서는 단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존슨 총리의 강력한 지지자로 알려진 아버지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의 암울한 정책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1970년대 유럽위원회에서 일했던 그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쪽에 표를 던졌다.
보리스 존슨의 전기를 집필한 앤드류 김슨은 “존슨 집안은 어릴 때부터 경쟁심이 매우 강하고 서로를 능가하려고 기를 써왔다”며 “브렉시트 이슈에서도 그 전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같은 가족사를 두고 “정치적으로 외로운 늑대인 존슨이 브렉시트에서도 가장 가까운 가족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영국에서는 집집마다 브렉시트를 두고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에 대한 이들의 논쟁은 다른 이슈로도 흘러간다. 존슨 총리는 선거 운동 기간 중 “영국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인구가 충분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 이에 대해 동생 레이철은 “우리 집에서는 고대 그리스어로 대화를 하는데 오빠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