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양산 돌입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일본의 수출 제재 등 반도체 사업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생산에는 차질이 없으며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으로 위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12Gb(기가비트) LPDDR5(Low Power Double Data Rate 5) 모바일 D램’은 2세대 10나노급(1y) 12Gb 칩 8개를 탑재한 제품이다.
현재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탑재된 기존 모바일 D램(LPDDR4X, 4,266Mb/s)보다 약 1.3배 빠른 5,500Mb/s의 속도로 동작한다.
이 칩을 12GB 패키지로 구현했을 때 풀HD급 영화(3.7GB) 약 12편 용량인 44GB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또 초고속 모드에서 저전력 동작 구현을 위해 새로운 회로 구조를 도입했고, 기존 제품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30% 줄였다.
삼성전자는 LPDDR5 양산으로 차세대 5G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초고화질 영상 촬영,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안정적으로 구현하면서도 배터리 사용시간을 더욱 늘릴 수 있는 ‘모바일 D램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이정배 부사장은 “앞으로도 차세대 D램 공정 기반으로 속도와 용량을 더욱 높인 라인업을 한발 앞서 출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고객들의 수요에 맞춰 내년부터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차세대 LPDDR5 모바일 D램 본격 양산 체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12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에 이어 향후 용량과 성능을 더욱 높인 16Gb LPDDR5 D램도 선행 개발해 메모리 초격차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날에는 삼성전자가 지원한 UNIST(울산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신개념 반도체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 초절전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이번 연구를 2017년 9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로 선정해 지원해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 팹(FAB)에서 미세공정으로 3진법 반도체 구현을 검증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제재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확실한 대외 변수 속에서도 ‘초격차’ 전략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정됐던 신제품 출시 및 양산을 계획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일수록 더욱 고군분투해 전세계 IT산업 선도를 위해 ‘반도체 초격차’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국내 업체와 중국·대만 등을 통해 불화수소 등 핵심 소재 수급에 힘 쏟는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나라 정부의 노력으로 이번 무역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기업으로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대안을 찾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