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9일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이 스위스 경찰차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코나 전기차는 스위스 경찰이 내 걸었던 전기차 기반의 경찰차 요구조건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코나 일렉트릭’ 13대를 공급한 것으로 시작으로 향후 추가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
코나 전기차는 △최고출력 150kW(204마력) △1회 충전 주행거리 449km △적재용량 332ℓ(뒷좌석 접었을 때 1114ℓ)를 지녔다.
여기에 판매 가격 역시 4만6990스위스프랑(한화 약 5600만 원)을 내세워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찰차는 기동성은 물론 공공기관차로서 구입 및 유지비용도 중요하게 고려된다”며 “이번에 코나 일렉트릭은 일반차 못지않은 높은 상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경찰차 태생부터 경찰차 염두하고 개발 추진=글로벌 곳곳에서 법질서 파수꾼으로 활약 중인 경찰차(또는 순찰차)는 일반 승용차와 겉모습이 똑같다.
다만 상황이 발생하면 경광등을 번쩍이며 무섭게 달려간다. 좌우 헤드램프까지 빠르게 ‘번쩍번쩍’ 거리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주눅 들게 마련이다.
글로벌 주요 국가의 경찰차는 대부분 자국산 모델이다. 국가의 권위와 공공의 권력을 담고 있는 만큼 자국산 모델을 바탕으로 경찰 업무에 맞게 개조해 쓴다.
다만 자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지 않는 경우 수입차를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UN산하 160여국 가운데 자동차를 생산하는 나라는 약 20개국에 불과하다. 결국 나머지 국가의 경찰차 시장을 두고 글로벌 주요 완성차 메이커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들 경찰차들은 극한의 상황을 견뎌야하는 만큼, 탄탄한 내구성과 성능이 기본이다.
자연스레 ‘경찰차 공급’은 단순히 판매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해당 국가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크다.
미국의 경찰차는 애초 개발 때부터 경찰 업무에 맞춰 설계부터 달리한다.
미국의 경찰차 시장은 매년 약 6만5000대다. 사고와 노후로 인한 교체 수요들이다. 이웃한 캐나다를 포함하면 10만대 가까운 경찰차가 북미에서 팔린다.
전성기 시절, 르노삼성자동차의 내수판매와 맞먹는 규모다. 미국 경찰차 시장도 무시할 수 없는 규모라는 뜻이다.
이런 미국 경찰차 시장은 포드가 45%를 차지하고 있다. 세단형 ‘토러스’와 중형SUV ‘익스플로러’는 애초 출시 때부터 경찰 순찰차 전용모델이 나온다. 이름부터 ‘폴리스 인터셉터’인데 겉모습이 양산차와 동일하지만 속내는 전혀 다르다.
극단적인 상황에 견딜 수 있도록 서스펜션을 탄탄하게 개조했고, 도어 강성을 높였다. 달리는 앞차를 강제로 멈춰 세우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 ‘철제 범퍼가드’ 역시 필수다.
때에 따라 총알까지 막아내야 하는 만큼,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는 전체 레벨 5가운데 3레벨 수준의 방탄 기능까지 갖췄다.
GM은 포드 토러스와 크라운 빅토리아(흔히 ‘크라운 빅’이라고 불린다)에 맞서 대형 세단 ‘카프리스’ 순찰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쉐보레 카프리스는 GM이 개발해 호주와 남미 등에 선보인 V8 대형 세단이다. 2000년대 들어 점진적으로 엔진 사이즈(V6 3.2ℓ)를 줄였음에도 V8 못지않은 성능을 지녔다.
미국 경찰차 쉐보레 '카프리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팔렸다. 바로 임팔라에 자리를 내준, 한국지엠의 ‘베리타스’가 바로 그 주인공.
베리타스는 미국 현지에서 '카프리스'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카프리스와 함께 구형 임팔라 역시 미국 주요 도시에서 경찰로 활약 중이다.
◇고성능에 고성능을 맞서는 유럽 경찰차=고성능차가 차고 넘치는 유럽 경찰은 고성능 도망자를 고성능 슈퍼카로 뒤쫓는다.
유럽, 특히 이태리 경찰은 이름난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순찰차를 보유 중이다.
최근 '가야르도' 후속으로 등장한, 따끈따끈한 람보르기니의 신형 ‘우라칸’을 스피드 순찰차로 내세웠다.
성격 급한 이태리 사람도 행여 고속도로에서 이들을 만나면 꼬리를 내려야 한다. 람보르기니 가운데 가장 체급이 낮지만, 지구상 경찰차 가운데에서는 단연 최고봉이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경찰차는 자연흡기방식의 V10 5.2ℓ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610마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고작 3.2초면 충분하고, 이런 가속력을 지속하면 최고시속 328km까지 치솟는다.
이태리 경찰이 꾸준히 고성능 슈퍼카를 순찰차로 도입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실제 단속 실적보다 상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것. 나아가 혹시 모를 범죄차량의 도주 심리를 억제할 수도 있다.
◇전세계 누비는 국산 경찰차=앞서 언급한대로 경찰차 수출은 수출 효과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현지 정부가 극한 상황을 견뎌야하는 환경에 맞춰 내구성과 성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전신인 렉스턴W를 2016년 페루 경찰차로 수출했다. 남미 특성상 SUV 경찰차가 절대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남미 수출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다보니 지난해에는 현대차 싼타페가 렉스턴을 밀어내고 이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북경현대의 위에둥(아반떼)이 순찰차로 자주 쓰인다.
현대차는 i40를 호주 경찰에 경찰차로 납품했고, 유럽에서는 소형 SUV 투싼ix가 경찰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첨단장비+스마트 순찰차 앞세운 대한민국 경찰차= 우리나라 경찰 순찰차는 다른 나라 경찰차와 궤가 다르다.
용의자를 뒤쫓거나 차고 넘치는 고성능을 앞세워 추격하기보다 스마트 경찰차에 초점을 맞췄다. IT 강국답게 갖가지 첨단 기능을 가득 담고 있다.
예컨대 차에 달린 카메라가 번호판을 인식하고 곧바로 수배여부, 위법여부를 판가름하는 첨단 순찰차도 이미 보급됐다.
최근에는 ‘신속 출동배치 시스템’이 추가됐는데 신고를 받으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순찰차에게 자동으로 출동명령이 내려지는 방식이다.
이처럼 똑똑한 대한민국 순찰차 대부분이 중형 또는 준중형 세단이다. 일부 SUV와 경차가 보급되기도 했지만 주류는 중형 세단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미국과 유럽처럼 암행순찰차가 등장했다. 이들 역시 대부분 2000cc급 중형 세단을 활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