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작업을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이 일부 실사 과정을 배제하고 인수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대우조선 노조의 옥포조선소 봉쇄로 현장실사가 무산되자 이를 생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현대중공업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무산된 현대중공업이 실사를 배제하고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수과정에서 현장실사를 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 동안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인수에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가 옥포조선소 정문을 비롯한 출입구 6곳을 모두 막아 실사단의 현장 진입이 무산됐다.
실사 첫날을 비롯해 여러 차례 실사단이 야드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조 반발에 가로막혀 물러났다.
첫 실사 시도 이후 일주일 가까운 시간이 지났으나 현장실사 재시도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실사단이 불시에 야드에 진입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조합원들을 앞세워 정문과 출입구를 봉쇄한 상태다.
결국 노조의 반발에 가로막힌 실사단이 현장 실사를 배제하고 인수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현장 실사는 인수대상의 현장 상태 및 작업과정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다. 인수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절차는 아니라는 뜻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14일로 예정했던 실사 종료시간까지 실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장실사를 배제한 채 문서로 실사를 종료할 수 있다. 노조 반발을 현장실사 생략의 명분이 되는 셈이다.
무리한 공권력 요청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법인분할 주주총회의 효력 무효를 주장하고, 대우조선 노조는 인수 자체를 부정하는 상황에 자칫 무리한 실사가 양쪽 노조의 동시파업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노조 교육선전실 관계자는 “민노총과 금속노조와 연계해 실사를 끝까지 막겠다는 게 공식입장”이라며 “실사 종료 전날인 13일에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