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그룹에 편입하기 위한 중간지주회사를 공식 출범시켰지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회사 안팎이 여전히 시끄럽다.
현대중공업은 예정대로 인수 절차를 밀어붙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노사 대립이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최근 개최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물적분할(법인분할)건에 따라 중간 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KOSE)’이 공식 출범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본사인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빌딩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본사를 서울에 두는 안건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현대중공업지주 아래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에너지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오일뱅크, 산업기계 부문, 기타 서비스 부문 자회사들로 재편됐다. 조선부문 서비스 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그대로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로 남게 된다.
아울러 기존 중간지주역할을 했던 현대중공업은 사업회사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개 자회사를 두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기능을 통합한 기술중심회사로 운영될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 3월8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이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3개월 만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을 넘게 됐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하고 유럽연합(EU), 중국·일본·미국·캐나다 등 10여개국에서 많게는 30여개국으로부터 결합심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도 걸림돌이다.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조 반발에 40여분 만에 철수하며 현장실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부터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이 주총을 통해 통과시킨 물적분할이 ‘원천 무효’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이 주총장 변경 과정에서 회사가 주주들에게 장소와 시간 변경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고, 변경 장소까지 주주들이 이동할 충분한 여유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주총 무효소송을 예고했다.
이에 한영석 가삼현 현대중 대표는 담화문 발표하며 노조 달래기 나섰다.
공동대표 이사는 “법인분할(물적분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지속해서는 안 된다”면서“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약속하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라며 “역량을 모아 철저히 준비하고 실행한다면 반드시 심사를 통과해 기업결합을 완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하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