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의 맞대결이 시작됐다. 담배 같지 않은 디자인으로 무장한 폐쇄형 시스템의 전자담배(CSV)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니코틴 함량이 비교적 낮은 까닭에 이른바 타격감(연기를 마시는 느낌)이나 연무량(연기를 뱉을 때 느낌)이 적지만, 종전의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편리한 방식 등의 장점을 지닌 폐쇄형 전자담배들이 나란히 국내에 도입되면서 초기 시장 선점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는 사용자가 액상 니코틴을 구매한 뒤 양을 조절해 기계에 넣어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1~8월 액상형 전자담배 수입액은 1540억 원으로, 2017년 273억6000만 원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폐쇄형 시스템(CVS, Closed System Vaporizer) 전자담배는 별도의 스틱 없이 기기 본체에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흡입하는 방식이다.
‘전자담배계의 아이폰’이라 불리며 미국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구가하는 쥴이 국내에 진출한 데 이어 KT&G가 릴 베이퍼를 출시하며 액상형 전자담배 경쟁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일본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도 연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한국에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단 맞붙은 두 제품은 같은 폐쇄형 시스템이지만, 기기 사용 방식, 충전 방식 면에서 다르다. 쥴은 기기를 흡입하면서 자동으로 전원이 작동되고, 릴 베이퍼는 슬라이드를 내리면 사용할 수 있다. 충전은 릴 베이퍼가 마이크로 5핀, USB-C 타입 2가지를 동시 지원한다. 쥴은 별도의 USB 충전 도크를 컴퓨터에 연결하는 방식과 USB-A타입 충전이 가능하다. USB-A타입은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마이크로 5핀 또는 C타입 변환젠더가 있어야 충전할 수 있다.
위생면에서는 릴 베이퍼가 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쥴의 경우, 디바이스 흡입구가 외부에 노출돼 외부 먼지나 주머니 보관 시 위생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반면 릴 베이퍼는 스마트 슬라이드를 통해 미사용 시 입술이 닿는 부분을 덮어 비교적 깔끔한 관리가 가능하다. 릴 베이퍼가 쥴과 차별화되는 점은 ‘퍼프 시그널’ 방식이다. 담배 1개비 분량(약 11모금)을 사용할 때마다 진동으로 알려줌으로써 사용자가 액상 카트리지 소모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휴대성은 슬림한 디자인의 쥴이 다소 앞선다.
액상 가격은 일반담배, 궐련형 전자담배와 마찬가지로, 한 갑당 가격은 4500원으로 쥴과 릴 베이퍼가 동일하다. 디바이스 가격은 쥴이 3만9000원, 릴 베이퍼가 4만 원으로 1000원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