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로 불똥이 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칫 LG유플러스의 5G망 구축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회사 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제한으로 화웨이 장비를 쓰는 국가와 통신 사업자들의 5G망 구축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를 3개월 늦추면서 당장 어려움을 겪진 않겠지만, 5G 전국망 구축이 가속화되는 하반기에는 화웨이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통신장비 업체로 화웨이를 채택해 5G 장비를 공급 받고 있다.
미국 기업의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화웨이가 5G 통신장비를 제대로 생산하기 어려워 진다. LG유플러스 처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통신사들은 5G 망 구축에 자칫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미국 기업의 부품 공급 중단에도 최소한 3개월 동안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부품을 비축했다며 논란을 잠재웠지만 LG유플러스를 둘러싼 우려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장비 발주가 설비 구축 3~4개월 전에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4분기에는 화웨이로부터 5G 장비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화웨이 장비 조달이 차질을 빚을 경우 LG유플러스가 연간 기지국 구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 수도권 지역은 5G 서비스가 본격화됨에 따라 화웨이 장비 추가 발주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5G 망은 LTE에 비해 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지만, 거리는 짧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LTE보다 더 촘촘한 망 설치가 필수다. 이통사 관계자는 “도심의 경우 보통 150미터 정도로 설치해 음영지역을 없애고, 외곽은 200~250미터 간격으로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까지 5만 개, 연말까지 8만 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2022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지국 수가 2만 여개에 그쳐 SK텔레콤과 KT의 3만 개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논란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지국 장비 물량을 선 확보한 상태라서 전혀 문제가 없으며, 계획대로 기지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 이슈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화웨이 기지국 장비에 미국의 부품이 일부 있지만, 내년까지 기지국 물량을 선 확보해서 물량 조달에는 문제가 없다. 특히 일부 부품도 자체 해결하거나, 대체할 수 있어서 기지국 장비 조달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