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을 일컫는 ‘OPEC+’가 감산 정책을 연장할 것이라는 강한 신호를 보냈다.
OPEC+는 지난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가진 소규모 회의인 장관급공동위원회(JMMC)에서 감산 정책을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했다. OPEC+는 현재 하루 120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올해 유가를 약 20달러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감산 정책을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OPEC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여파를 완화하기 위해 OPEC+에 산유량을 늘리라고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달 말 이란산 원유수출 봉쇄를 발표하며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이 이란산 원유 공백을 채우고도 남을 것”이라며 증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OPEC 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이날 회의에서 증산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OPEC의 좌장격인 사우디의 에너지장관 칼리드 알 팔리는 오히려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증가하고 있어 원유 가격이 폭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 편에는 분쟁과 제재로 인한 공급 중단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 세계 공급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CNBC는 JMMC에 참석한 국가들은 현재 원유시장은 무역협상과 지정학적 위험 등 불확실성이 높아 산유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체로 사우디의 분석에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OPEC이 감산을 지속하면서 배럴당 20달러 가량 올랐다. 여기에 미국이 이란 및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한층 가격 상승 압력을 받는 중이다. 현재 국제유가는 6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20일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CNBC는 OPEC이 감산을 지속한다면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산 연장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오는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OPEC+ 정례회의에서 내려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OPEC+가 회의를 7월로 연기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누보 상품 애널리스트는 “6월 말로 예정됐던 OPEC 정례회의가 7월 초로 미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