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 세계로 퍼질 조짐을 보이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에서 고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대체 고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육류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육류 가공업체들은 미국산 돼지고기를 비롯해 소고기, 닭고기 가격도 모두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대표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의 노엘 화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작년에 발생한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공급이 5% 감소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단백질 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감소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공급이 정상화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 인상은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토마스 팔머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법이 아직 없고,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대체할 품목이 나오기까지 최소 20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달리 미국에서 단백질 성분과 채소, 곡물로 만들어진 ‘대체 고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체 고기’ 열풍은 환경보호, 동물보호 및 건강을 중시하는 추세를 반영해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대형 햄버거 체인과 대형마트 육류 매장에서는 이미 판매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대형 육가공업체들도 대체 고기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타이슨은 고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대체 고기를 개발해 올 여름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화이트 CEO는 “육류 생산 및 판매 관련 노하우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에서 이미 대체 고기를 판매 중인 세계 최대 식품기업 네슬레도 올 가을 미국에서 대체 고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육류 가격 급등 우려를 무색케 할 만큼 대체 고기 소비 열풍이 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