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잇따라 ‘국산 보툴리눔 톡신’ 깃발을 꽂는 대웅제약의 행보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나보타의 미간 주름 적응증에 대해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유효성, 안전성 등 과학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다.
집행위원회는 CHMP의 권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 판매허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에 따라 오는 7월까지 나보타의 유럽 시판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최종 허가를 획득하면 나보타는 유럽연합 내 28개 국가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 속한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 등 유럽의 총 31개국에 출시될 수 있다. 유럽 제품명은 ‘누시바(Nuceiva)’이며, 현지 판권은 북미 및 유럽지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보유하고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2014년 국내 출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지난 2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는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약 5조 원(43억 달러) 규모로 집계했다. 이 중 미국과 유럽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출시가 실현되면 나보타는 3조50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대웅제약은 먼저 허가받은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보타를 수출하고 있다. 관세청 데이터에 따르면 나보타는 지난 3월 266만 달러, 4월 초 259만 달러 규모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출시는 5월로 예정돼 2분기에만 100억 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CHMP의 허가승인 권고는 나보타의 글로벌 대규모 임상에서 확인된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유효성을 재입증받은 결과”라며 “유럽 진출은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나보타의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