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자산 880억 달러(약 102조 원)로, 세계 3대 부자인 워런 버핏(88)은 영국 시스템을 믿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투자하는 곳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시스템을 신뢰하는 곳에 돈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며 “영국이 그런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렉시트로 인한 우려를 일축하며 영국에 더 투자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사실 버핏에게 영국 투자는 아픈 경험이기도 하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 투자해 약 7500억 원을 날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버핏은 자신의 투자 실패에 대해 ‘엄청난 실수’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내일 당장이라도 투자할 만큼 영국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버크셔헤서웨이가 투자한 북잉글랜드 전력공급사 노던 파워그리드는 연 10억 달러 매출과 3억 달러 순이익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버핏의 이날 발언은 미국에 초점을 맞춘 54년 투자 경력의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버핏은 그동안 사모펀드 경쟁이 치열해진 미국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발생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그런 이유로 올해 투자자들에게 “국경 너머 투자를 희망한다”고 밝혀 미국 이외 해외 투자에 대한 강한 의욕을 밝혔다.
한편 그는 포퓰리즘 증가, 경기둔화, EU 내부 갈등을 유럽이 직면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서로 다른 언어와 재정 상황을 가진 국가들이 많은 갈등을 겪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투자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