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전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화웨이가 5G 관련 안테나와 같은 비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메이 총리는 핵심 인프라에 대해서는 화웨이의 접근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영국의 핵심 동맹국인 ‘파이브 아이즈’의 다른 멤버들이 화웨이가 안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과 달리 진출을 허용하면서 향후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심지어 메이 총리는 NSC 회의에서 화웨이의 진출을 전면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각료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 리암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페니 모돈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이 메이의 결정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스카이뉴스는 전했다.
파이브 아이즈 동맹국 중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는 화웨이의 진출을 막고 있으며 캐나다는 이 문제를 아직 검토하고 있다.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앞서 2월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보고서에서는 “화웨이가 우려를 불식시킬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 있지 못해 여전히 영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영국 정부의 결정에 앞서 지난주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 등 정부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는 정보를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여전히 중국 정부와의 연관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법에 따르면 기업들은 자국 정보기관에 의무적으로 협력해야 해서 안보 위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요구로 백도어(우회통로)를 설치해 중요 정보를 도·감청하거나 아예 통신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불안이 존재한다.
톰 투겐타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웨이의 영국 5G 인프라 진출 허용으로 동맹국들이 우리의 데이터 보안 유지 능력에 의구심을 품어 파이브 아이즈 협력에 필수적인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다른 국가가 반대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메이 총리를 비판했다.
총리실은 “우리는 NSC에서 논의된 바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