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발급 규모는 2조57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2조3877억 원)보다 1902억 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 동월(1조6743억 원)보다는 54.0% 늘었다. 발급 가구 수도 전월(1만1577가구)보다 1300여 가구 증가한 1만2888가구로 집계됐다.
보증을 통해 실제 보증금 반환이 이뤄진 대위변제도 늘었다. 지난달 대위변제 금액은 117억4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37억 원보다 217.3% 급증한 수치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났을 때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경우 전세보증금 반환을 책임지는 상품이다.
가격 하락, 수급 불일치 등으로 전세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 가입도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달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월 대비 0.25% 하락했고,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는 2.20% 떨어졌다.
감정원은 “가격하락 우려에 따른 매매수요의 전세 전환, 정비사업 이주수요, 봄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세 물량이 다소 소화되며 서울과 인천은 하락세가 둔화됐으나, 대규모 입주 물량이 누적된 경기의 하락폭이 확대되며 전체적으로 지난달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전월 대비 마이너스(-)0.39%, 전년 동월 대비 -1.17%로 각각 나타났다. 울산은 전월 대비(-0.61%), 전년 동월(-9.55%) 기준 모두 전국에서 가장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수급을 보면 수요대비 전세 물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107.4로 전월(99.0)보다 8.4포인트 오르며 10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0~200 범위에서 산출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도 이 지수가 2월 87.6에서 지난달에 103.8로 1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KB부동산은 “신규공급 물량의 증가로 이전보다는 전세수급 불균형이 점차 안정화됐지만 수요 대비 전세 물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지역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국적으로 보면 올해 입주 물량이 예년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인 만큼 장기적으로 전세 물량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전셋값 하락 현상과 함께 제때 보증금 반환을 못 받으면 입주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보증 상품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의 경우 전세 시장에 영향을 줬던 헬리오시티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전셋값 낙폭이 다소 줄었는데 6월부터 강동구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많이 나와 하반기에 전셋값 약세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