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의 주가가 상장한 지 이틀 만에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1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리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85% 떨어진 69.01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 72달러보다 4.2% 낮은 수치다. 상장한 지 불과 2거래일 만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장을 앞둔 다른 스타트업들이 술렁이고 있다.
시장은 리프트의 주가 하락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리프트는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로드쇼에서 투자자들에게 모집금액 이상으로 신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예상 공모가를 62달러에서 68달러로 올렸고 결국 72달러로 결정했다.
데이비드 에릭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금융학 교수는 “주가 이렇게 빨리 하락해서 놀랐다. 상장 이후 주가는 시장의 심리에 달렸다. 29일 상장 열기는 분명히 가라앉았다. 분위기를 전환하는 건 단기간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는 “리프트의 시가총액이 다른 인터넷 기업들을 넘어섰다. 리프트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고 해석했다.
리프트의 상장은 다른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험대였다. 리프트는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말한다. 리프트의 라이벌인 우버, 이미지 공유 스타트업 핀터레스트, 배달 스타트업 포스트메이츠, 협업 솔루션업체 슬랙테크놀로지 등이 올해 상장을 계획 중이다.
리프트의 부진은 이들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톰 화이트 DA 데이비슨의 선임 분석가는 “당분간 리프트의 주가가 회복되는지 기업들과 시장이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에서 안정을 찾는지 며칠이면 분명해질 것”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리프트가 가진 기업 특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리프트는 운송 혁명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등장한 업체다. 우버도 이와 다르지 않다. 포스트메이츠도 사람들이 식품과 제품을 구입하는 방식을 뒤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구겐하임증권의 제이크 풀러 애널리스트는 “이런 기업들의 주식은 변동성이 크고 투자가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핵심은 작년에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은 회사를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명확한 흐름을 읽어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도 상장 이틀 만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고,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기 전까지 1년 정도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