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멜라녹스는 데이터센터 서버와 스토리지 시스템을 연결하는 고성능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 등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보안·클라우드 등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멜라녹스의 매출은 11억 달러(약 1조2417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가상화폐 거품이 꺼지자 사업의 초점을 데이터센터 쪽으로 옮기기로 한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인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의 컴퓨터 사용자들은 물론, 글로벌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강화를 통해 시장 수요를 시키겠다”고 밝혔다.
FT는 입찰 과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와 인텔이 쟁탈전을 벌이다가 결국 엔비디아가 멜라녹스를 최종 인수하게 됐다”며 “엔비디아는 멜라녹스를 주당 125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8일 기준 멜라녹스 종가에 14%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멜라녹스 인수전에서 패한 인텔은 이스라엘 최대의 외국인 투자가 중 하나다. 두 달 전에도 이스라엘에 11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에는 컴퓨터 보조 및 자율주행차용 센서 카메라업체인 모바일아이를 153억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주식 애널리스트 마크 리파시스는 FT에 “이번 인수를 매우 긍정적으로 봤다”며 “멜라녹스는 이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겪던 대역폭의 병목현상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