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은 미국 경제활동이 올해 초 거의 전 지역에서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그 정도는 이전보다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35일로 사상 최장 기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연초 일어나면서 경제활동 둔화를 초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1월 말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들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연준 산하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관할 지역에서의 경제활동에 대한 판단을 담았다.
12개 지역 중 10곳이 경제가 ‘다소 미약한(slight-to-moderate)’ 수준으로 확장했다고 판단했다. 필라델피아와 세인트루이스 지역은 제자리걸음(Flat)을 했다고 판단했다.
1월 베이지북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modest-to-moderate)’ 성장세라고 분석했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판단이 후퇴한 것이다.
소매와 자동차 판매, 관광과 부동산, 제조업, 인재 파견 등 여러 분야에서 셧다운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가 목격됐다고 베이지북은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 긴장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스턴 연은은 관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주가 40% 감소, 신규 고용을 동결했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연은은 지역 기업들이 중국과 유럽의 경제성장 둔화로 수주가 둔화하고 있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투명한 무역정책이 수요와 경제전망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은 대부분 지역에서 확대됐다. 저숙련과 숙련 근로자 모두 임금이 오른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임금 상승세는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했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물가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지역은 관세 인상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봤지만 여러 지역에서 철강 가격 등이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는 2%다.
이번 베이지북은 오는 19~20일 열리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 연준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물가 압력은 억제되고 있다는 인식으로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