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곤 회장 타계] 1932년부터…87년간 달려온 그의 일생

입력 2019-03-04 13:12 수정 2019-03-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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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용곤 명예회장
▲고(故) 박용곤 명예회장
34년간 두산그룹과 동고동락한 박용곤 명예회장이 3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박 명예회장은 1932년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성사범학교 부속보통학교,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당시 목숨을 걸어야 했던 상황임에도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했다고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신병으로 비밀훈련을 받고 암호취급 부서에 배치된 후 해군 함정을 타고 함경북도 청진 앞바다까지 북진하는 작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본인이 한 업적을 알리는 것을 조심스러했던 조용한 성품때문에 이 같은 공적이 제대로 한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이 같은 공을 인정 받아 2014년 5월 6.25전쟁 참전용사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여 받았다.

군 제대 후 박 명예회장은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귀국한 뒤 1960년 한국산업은행에 공채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63년 동양맥주 평사원으로 두산그룹에 발을 들인 이후 199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 무려 34년간 두산그룹과 함께 했다.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며, 1997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 지금의 두산그룹 세우는 데 기틀을 마련했으며 성장시켰다. 2008년부터는 두산그룹이 인수한 중앙대학교의 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가정에서는 종종 '애처가'로 불렸다. 고인이 된 이응숙 여사와 1960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 여사는 박 명예회장에게 있어 인생의 ‘동반자’이자 ‘조언자’였다.

하지만, 이 여사는 1996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박 명예회장은 암 투병 중이던 부인의 병실 소파에서 쪽잠을 자며 오랜 기간 간병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일찍 떠나 보낸 아내를 한결 같이 그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23년 간의 ‘사부곡(思婦曲)’을 써내려 왔다.

유족들 역시 박 회장의 가정에서의 모습에 대해 “아내에 대해 평생 각별한 사랑을 쏟은 남자”로 기억한다.

고인은 야구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도 유명하다. 한국프로야구 출범 때 가장 먼저 야구단 'OB 베어스'를 창단했으며 어린이 회원 모집도 가장 먼저 시작했다. 몸이 불편해진 뒤에도 직접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고인은 국제상업회의소 한국위원회 의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1984년 은탑산업훈장, 1987년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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