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에 이어 현대자동차 주주에게도 공개 서신을 보냈다. 이는 다음달 22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결집에 나선 것이다.
엘리엇은 28일 '현대자동차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내달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배당금 4조5000억원(주당 2만1967원, 주가 17% 해당)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존 리우·랜달 랜디 맥긴·마가렛 페그 빌슨 등 주주제안 3명의 사외이사 선임 △사외이사 후보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주주제안을 지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금은 현대차의 계획보다 5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2013년 주당 1900원 수준이었던 배당금을 2015년 4000원까지 올린 상태다.
엘리엇은 "현대차는 27일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특히 초과자본 상태의 대차대조표를 정상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는 과도한 초과자본 상태로 주주에게 이를 환원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최저 수준인 2.2%며, 14조3000억 원에 달하는 현대차의 순현금자산은 완성차 제조 경쟁업체 대비 8조~10조원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발표한 45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엘리엇 측은 "향후 5년간 4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경영진의 로드맵이 과연 신중하게 계획됐는지 의문"이라며 "해당 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과거와 어떻게 다를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연구개발 예상 비용이 막대한 규모로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주주들은 현대자동차 측이 제시한 추상적이고 막연한 계획 이상의 구체적이고 신중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27일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분야에 향후 5년간 총 45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2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 달성을 목표로 삼은 '중장기 대규모 투자계획 및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상대로도 서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