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애플, 골드만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같은 회사에 장기적으로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핏 회장이 23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CN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연례 주주서한에 따르면 버크셔의 애플 투자는 2018년 말 시점에 4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대한 투자도 각각 31억3000만 달러와 144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런 공격적인 투자로 지난해 40억 달러의 순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적인 투자의 대가 버핏에게도 2018년은 ‘최악의 한 해’였다고 CNBC 방송은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254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실적에 대해 버크셔해서웨이는 대기업 투자의 변동성이 컸으며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나 손실도 순익 계산에 반영하도록 변경된 미국의 회계규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버크셔해서웨이는 주요 투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미 식품업체 크래프트하인즈 투자에서 지난해 27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투자 자산에 존재하는 미실현 자본이득의 감소로 206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버핏은 주주서한에서 “2018년의 투자는 4분기 시장 악화로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지만 장기 투자는 단기적 후퇴에 영향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버핏은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그는 “정당에 상관없이 미국 경제는 번영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의 성공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미국 기업의 오만함을 경고하며 “모든 국가가 번영해야 미국도 같이 안전하게 번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버크셔해서웨이의 향후 투자 목록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120억 달러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이 현금 더미를 가지고 어디에 투자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주식에 더 많이 투자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