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첫 국산 고속열차가 선로 안에 진입한 소와 충돌해 개통 하루 만에 고장났다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열차 ‘반데 바랏 익스프레스’는 지난 15일 개통식을 열고 수도 뉴델리를 출발해 북부 도시 바라나시로 향했다. 뉴델리에서 힌두교 성지로 알려진 바라나시까지 약 750km 운행은 순조로웠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개통식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려는 인도의 노력이 가져온 결과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것이 인도의 진정한 힘”이라며 “지난 4년 반 동안 인도 철도를 바꾸려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크 인 인디아’를 표방한 정부 정책 하에 철도 건설이 큰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 자부심은 하루 만에 무너져내렸다. 다음날 바라나시를 출발해 뉴델리로 되돌아오던 열차는 120마일(약 193km) 떨어진 샤므로라(Chamrola) 역에 멈춰 섰다.
인도 철도당국은 사고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열차가 뉴델리로 돌아오는 길에 선로에 들어선 소와 충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로 열차 4량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브레이크 장치가 고장나 움직일 수 없게 됐다”며 “복구 조치로 열차는 무사히 뉴델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힌두교가 널리 퍼져있는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한 동물로 여긴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소를 보면 사람이 피해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CNN은 열차를 운행하던 기관사가 선로를 헤매던 소를 보고 당황해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정부 핵심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 일환으로 가장 빠른 초고속열차 ‘반데 바랏 익스프레스’를 만들었다.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에 맞춰 사람 이동과 물류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목적으로 철도의 고속화가 진행됐다. 초고속열차에 들어간 부품 대부분은 인도에서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도시 첸나이에서 생산된 이 열차는 최고 시속이 160㎞에 달한다. 이로써 열차 운행시간을 기존보다 5시간 정도 앞당길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