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성’과 ‘메이드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이탈리아 소재 기업 알칸타라는 이 두 가지 전략을 내세워 9년 만에 매출을 3배로 끌어올렸다.
안드레아 보라뇨 알칸타라 최고경영자(CEO)는 9일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 사회 참여 방법 및 탈탄소화 구축’이란 주제로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5회 국제 지속가능성 심포지엄에서 이투데이와 만나 “알칸타라는 2009년부터 탄소 배출 제로(0)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made in Italy’를 지키기 위해 비용부담은 더 크지만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라뇨 CEO는 “두 가지 전략 덕에 알칸타라의 매출은 2009년 6430만 유로(약 824억 원)에서 2018년 3월까지 1억9700만 유로(2522억 원)를 기록하며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환경 경영 및 가치 경영이 결국 기업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경영 원론을 새삼 강조한 셈이다.
알칸타라는 세계은행 파트너십 프로그램인 ‘기후변화를 위한 연대’의 후원 아래 베네치아 국제대학교와 손잡고 베네치아 인근 산 세르볼로 섬에 있는 국제대 캠퍼스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 사회 참여 방법 및 탈탄소화 구축’이란 주제로 7~8일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전 세계 경제 및 과학 석학, 국제기구 관계자, 글로벌 기업 대표, 정책 결정자들이 자리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와 저탄소화를 실현할 방안을 논의했다.
◇“지속가능성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
1972년 설립된 기업인 알칸타라는 실크 혹은 스웨이드와 유사한 촉감을 지닌 소재 이름이기도 하다. 알칸타라는 현재 도레이그룹이 70%, 미쓰이그룹이 30%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04년부터 알칸타라의 경영을 맡아 온 보라뇨 CEO는 2009년 세계경제위기 직후 회사의 사업 방향을 ‘지속가능성’으로 선회했다. 그는 “세계경제위기를 겪은 후 회사가 구조적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기 전 알칸타라는 수많은 소재 중 하나에 불과했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더하니 소비자가 반응했다. 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알칸타라의 지속가능성은 제품 생산부터 유통 단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이뤄진다. 보라뇨 CEO는 “알칸타라뿐 아니라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운송업체 등 협업하는 모든 업체가 지속가능성의 연장선인 ‘탈탄소화’에 동참하고 있다”며 “불가피하게 탈탄소화에 동참할 수 없는 업체의 경우엔 유엔의 클린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공장을 증축 중인데 이를 통해 5년 내 생산량도 70% 늘리고, 지금보다 탄소 배출도 20~30% 이상 줄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알칸타라는 전체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해 매출과 고용을 증대시키는 한편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이탈리아 테르니 인근 네라 몬토로(Nera Montoro)에 생산 공장을 신설한다. 알칸타라는 2017년 2800만 유로(약 359억 원), 2018년 7500만 유로(약 960억 원)를 공장 신설에 투자했으며 5년 내 완공될 예정이다.
◇“‘made in China’라면 중국인들이 가장 먼저 외면할 것”
알칸타라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 비중이 9.2%, 그 외 유럽지역이 47.3%,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아시아와 신흥 국가에서 35.8%, 미국에서 5.6%를 차지한다. 알칸타라는 특히 유럽을 제외한 아시아와 신흥국, 미국 등 ‘made in Italy’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지역에서 매출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보라뇨 CEO는 “이탈리아는 인건비가 높아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루마니아 등으로 공장을 내보내는 기업도 있지만, 우리는 제품의 질과 스타일이 좋아야 소비자가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made in Italy’를 유지하고 있다”며 “알칸타라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우선이어서 해외 생산은 앞으로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알칸타라가 ‘made in China’라면 중국인들이 가장 먼저 우리를 외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