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류스위 주석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공상은행의 이후이만(54) 회장이 임명됐다.
이후이만은 지난 2016년 자산 기준 중국 최대 은행이자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은행인 공상은행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후이만 신임 증감회 주석은 그동안 강력한 리스크 통제 정책을 주도해 명성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 후보로 거론될 만큼 금융계에서 촉망받는 인재였던 류스위는 우리나라 농협과 비슷한 성격의 중화전국공소합작총사의 당 부서기로 자리를 옮겨 한직에 물러앉게 됐다. 그는 중국증시의 지난 2015년 버블 붕괴 이후 그다음 해 증시 회복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주석에 취임했으나 결국 3년 만에 씁쓸히 퇴장하게 됐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감위 주석 교체를 요구해 왔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2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그중 15% 하락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류스위는 2016년 취임하고 나서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외국기업들이 중국 증권사 합작 벤처에 더 많은 지분을 가질 수 있게 허용하는 등 개혁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중국증시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류스위가 제대로 개혁을 추진하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알리바바그룹홀딩 등 해외에 상장한 자국 IT 대기업들을 다시 본토증시로 끌어들인다는 계획도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다.
WSJ는 이후이만 신임 주석의 최대 과제로 중국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꼽았다. 한 중국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이후이만 신임 주석은 지방은행에서부터 경력을 시작해 자수성가한 유능한 사람”이라며 “다만 증시를 전문적으로 다룬 증감회 내부 인사 중에서 뽑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