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가 증가 속도와 규모 두 측면에서 모두 세계 주요국 중 가장 위험한 수준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글로벌 리서치 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부채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최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에 근접해 조사대상인 28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120% 이상의 호주와 약 100%인 캐나다였다.
특히 옥스퍼드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8%포인트 오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옥스퍼드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5~85%를 넘으면서 5년간 증가 속도가 7%포인트 이상인 국가들이 가장 큰 부채 리스크에 직면했다”며 “이에 속한 나라가 호주와 캐나다, 한국 등 3개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애덤 슬레이터 옥스퍼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부채 비율과 빠른 증가 속도의 조합은 가장 위험하다”며 “이런 문턱을 넘어서면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하거나 금융위기 리스크가 상당히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이외에 다른 부문에서도 리스크가 감지됐다. 옥스퍼드는 한국의 민간 부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0% 이상이며 민간 부채 중 변동금리 비중도 60%를 훌쩍 넘는다며 홍콩, 스웨덴, 호주 등과 함께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세 배를 넘는 채무 가구 비중은 20%로, 네덜란드와 호주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위험 수위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