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미국의 요구로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이후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기업들에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린 데 대해 중국도 일부 국유 기업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 출장 자제령을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100여개 국유 기업을 감독하는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이하 국자위)는 최근 몇 주 동안 이들 기업 중 일부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 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한편, 굳이 출장이 필요할 경우에는 회사가 지급하는 해외용 노트북만 휴대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경고는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를 구성하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대상이다.
이번 출장 제한령에 따라 중국 국유 기업 직원들은 파이브 아이즈 국가에 출장 갈 경우, 소지한 파일을 확인하고, 보안 USB 플래시 드라이브에만 파일을 저장해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 2명은 국자위가 출장 제한을 언제까지 적용할지 구체적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미국 당국이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린 데 따른 맞불 조치라는 평가다. 지난달 미국 당국은 중국이 미국 기업인을 체포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IT 기업 시스코가 이같은 지시사항을 직원들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같은달 미국 법무부가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미국 기술 관련 기업과 각국 정부 기관으로부터 안보 관련 정보와 사업 기밀, 지적재산권 정보 등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도 14일 자국민에 대해 중국 여행 주의보를 내렸다. 중국 법원이 마약밀매 혐의로 캐나다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에게 사형을 선고한 이후 나온 것이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중국인민법원은 이날 셸렌버그에 대한 재심에서 마약 밀매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그는 2014년 다롄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검거돼 재판을 받아왔다.
캐나다는 해외여행 정보 안내를 통해 중국 여행 시 ‘임의적인 법 집행 위험’이 있다며 매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캐나다인을 포함한 외국인이 법을 준수한다면 자유와 안전이 보장된다”며 “중국이 아닌 캐나다가 법률을 빌미로 외국 시민들을 억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