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현재 회원사 별로 의사를 타진 중”이라면서 “2월 말~3월 초에 열리는 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인스토어협회는 국내 최대 유통산업 단체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롯데슈퍼, 이랜드리테일, CJ올리브영 등 대기업 유통사 대부분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김 전 롯데마트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2년 임기의 협회장을 맡아왔으나 인사로 갑자기 롯데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기면서 협회장에서도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과거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같은 회사 도성환 사장이 협회장에 올랐던 전례에 비춰 문영표 롯데마트 신임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문 대표가 협회장 자리를 고사하면서 1월 중으로 추진하던 총회도 2월 말 이후로 미뤄졌다. 이르면 2월 말 새로운 협회장이 취임한다고 하더라도 이번은 협회 역사상 가장 긴 공백이 된다.
협회장 자리에 선뜻 나서는 이가 없는 이유는 여러모로 어려운 유통업계 상황 때문이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대규모 점포 등록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실상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 제한 성격이 짙다. 협회장은 이들을 대표해 정부 정책에 반대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국정감사 등에 불려나가 집중포화를 맞을 수도 있다.
특히 신임 문 대표의 경우 내부 사정도 만만치 않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유증으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데다 온라인 공세 등으로 작년 3분기 영업익이 30% 가까이 빠진 상황에서 외부 감투는 부담스럽다. 또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로 유통업계를 2년 가까이 떠나있었던 만큼 내부 사정 파악이 시급하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할때 협회장 부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협회장을 맡지 않으려 눈치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면서 “특히 민감한 시기에 업계를 대변했다가 정부의 미움을 살지 몰라 다들 몸을 사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